|
퇴직 후에 40여 세월을 함께 했던 과거의 직장동료들과 소식이 끊기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인들과 계속해서 만남이 유지된다면 서로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평소 취미나 생각이 같고 마음이 끌리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퇴직 후에는 친구든 선. 후배든 불편을 주는 사람보다는 신뢰감이 가고 재미있고 뭔가 도전을 주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
나는 현직에서 함께 하면서 정이 들었던 임관표 교장님과 자주 만나 정을 나눈다. 개성이 있는 분이지만 배려심이 깊고 마음이 따뜻하여 이심전심이다.
성악을 하신 분이기에 함께 취미를 공유할 수 있었고 가끔 오페라나 크래식 음악회에 동행하여 예술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 인연을 맺기도 하고, 교육계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벗은 퇴직 이후 독서모임에서 만났던 구원국 친구이다. 역사, 문화를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 지리산 산청 문필봉, 지리산 형제봉을 등산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광주와 해남. 강진을 여행하면서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였다. 비록 정치적인 성향은 다르더라도 공통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 더욱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서로가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같은 마음을 공유하다 보니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 사이라도 모든 점이 같을 수는 없다. 인간관계는 다른 점을 이해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배려했을 때 돈독한 관계가 유지된다.
어려울 때 진정으로 도와주시는 분은 피를 나눈 형제일 것이다. 형제자매는 어릴 때부터 정을 주고받으며 지내왔으나 지금은 일상의 바쁜 일 때문에 애경사 이외는 자주 연락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나이 들어가는 형제자매를 보면서 이제는 가끔 만나 식사를 하면서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거리가 아니라 마음일 것이다. 인간관계는 정원을 가꾸듯 부단한 노력으로 가꾸어야 지속될 수 있다. 항상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에게 가장 소중하다. 그들을 잃지 않도록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모름지기 덕이 있고 신뢰감이 가는 사람을 좋아하고, 물심양면으로 베푸는 사람과 가까이하고 싶다. 덕이 있는 자는 가족과 이웃이 있다.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는 사람, 허물을 감싸 주고 미흡함을 고운 눈길로 봐주는 사람, 매사에 힘이 되고 편하게 대해주고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 인연을 깨뜨리지 않고 삶을 진실하게 함께하는 사람은 잘 익은 과일처럼 향이 나는 사람이다.
나도 그런 마음, 그런 향기, 그런 진실함과 넉넉함을 갖는 사람이 되고 싶다.
woman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