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고집과 편견 대한여성일보 woman8114@naver.com |
2025년 02월 27일(목) 1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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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후 사자를 만난 이리는 거만하게 굴다 단번에 물려 죽고 말았습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중국 전국 시대의 사상가 '장자'도 고집은 어리석지 않다고 우기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팔만대장경'에도, "치우친 고집은 영원한 병"이다. 그런데 자연적 현상을 딱딱한 것과 연한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딱딱한 치아는 썩어도, 물렁물렁한 혀는 안 썩는다. 여문 강철은 부러져도, 약한 철사는 휘어진다. 고집은 낳은 또 하나의 성격은 편견입니다.
'편견'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말한다. 편견은 판단을 두지 않는 의견이다. 볼테르라는 사회학자는, "편견이란 어리석은 자의 고집의 으뜸이며, 비뚤어진 눈에는 모든 것이 노랗게 보인다." 또한 이것은 치료가 불가능한 병(病)처럼 끈질긴 것으로 도저히 낫지 않는다.
우리 말에 '옹고집'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억지가 매우 심한 고집으로 타협이 성취될 수 없는 성격이다. 법리학자의 말씀으로, 이런 완고한 성질은 명예훼손을 당하거나 무고의 사건에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끝까지 밀다 손해를 많이 당하는 사람이라 합니다.
한 심리학자가 지적한 일화가 있습니다. 조각가 로랭을 두고 독설가 버나드 쇼는 프랑스 근대 조각의 시조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명성 떨친 예술가는 비난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버나드 쇼는 태연하게 무턱대고 로댕의 작품을 싫어하고 비평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한 장의 데생을 보여 주면서, '최근에 구한 로댕의 작품입니다' 찾아온 평론가들은 그 말을 듣고 다투어 혹평하면서 로댕을 무시했습니다.
쇼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요, 참 이것은 로댕이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작품인걸요' 아집과 고집, 주장과 편견은 모두가 억지에서 나오는 외곬입니다.
사자성어에 삼인성호(三人成虎)란 세 사람이 모이면, 없는 범(호랑이)도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고 함이니,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우기고 떠들면 곧이듣게 된다는 말입니다.
고집에는 타협이 약이란 말이 있다. 타협은 두 편이 서로 좋도록 양보하여 협의하는 자세이고, 주장·의견·이해가 서로 맞으면 해결되는 것입니다. 고집을 죽이는 것은 져 주는 (항복) 것이다.
항복은 힘이 다하여 상대에게 굴복하는 것으로 자의적인 것도 있지만 타인 적인 것이 있어 충고과 권면에 의한 것도 있습니다. 좋은 것이 좋다는 뜻에서 상대편에게 호의와 아량을 베푸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입니다. 억지에서 벗어나는 길은 양보뿐이다. 오히려 어떤 것을 사양하여 남에게 덕을 끼치는 양보가 고집을 꺾을 때도 있는 지혜입니다.
"배 한 척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선장의 눈앞에 갑자기 붉은 불빛이 나타났습니다. 이대로 그 불빛과 충돌할 판이다. 선장은 긴급 메시지로 '항로를 동쪽으로 10도 돌려라.'라고 무선으로 보냈습니다. 상대방이 연락이 왔다. '안 됩니다. 당신이 서쪽으로 트시오.' 화가 난 선장은 '나는 해군 함장 대령이다.
당신이 변경하라'. 몇 초 후에 두 번째 메시지가 흘러나왔습니다. '저는 이등 수병이지만 바꿀 수 없습니다. 그쪽에서 항로를 변경하십시오.' '이 배는 전함이다. 우리는 항로를 바꿀 수 없다.' 그러자 퉁명스러운 메시지가 돌아왔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여기는 등대입니다.'"
우리는 이따금 이 해군 함장처럼 쓸데없는 고집을 부릴 때가 얼마나 많은가?
자만은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태도에서 고쳐지고 치유됩니다. 조금만 자존심을 내려놓아라. 그리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더 이상 고집부려서 도움 될 것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고집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고쳐지고 치유될 것입니다. 내 자만과 고집을 잠시 내려놓으면 두 사람 모두 웃게 됩니다.
대한여성일보 woman8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