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열사의 추모비 제막식 박현숙열사추모회 윤은상. 기자 woman8114@naver.com

2024년 05월 20일(월) 13:35

박현숙 열사의 추모비 제막식

[대한여성일보 = 윤은상. 기자]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이하여 1980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주남마을에서 희생되었던 박현숙 열사의 추모비 제막식이 20일 오전 10시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유가족을 비롯해서 박현숙 열사추모회, 5·1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추모비 제막식은 헌정영상 상영, 추모사, 기념사, 유가족 인사, 헌화 순으로 진행되었다.

박현숙 열사는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시민들의 장례를 돕는 활동을 하였다. 항쟁이 길어지면서 광주 시내 곳곳에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급기야 장례를 치르기 위한 관마저 바닥나버린 참혹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리 저리 관을 구하기 위해 알아보던 중 때마침 광주 인근의 화순군에 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열사를 비롯한 시민들이 버스에 올라 화순으로 향했다. 하지만 화순으로 가는 길목에는 광주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 계엄군이 매복해 있었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여러 뉴스와 영화를 통해 알려진 주남마을 사건으로 계엄군의 총격에 17명의 시민이 희생되었다.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 오준환 교장은 추모사에서 “추모비에 ‘그날’을 다 담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박현숙 열사 기념 공간의 존재가 우리 후배들에게는 일상에서 5·18을 배울 수 있는 진정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며 항상 자랑스러운 박현숙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도록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5·18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5.18민주화운동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되었던 순간의 연속이었다.”며 박 열사의 추모비는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던 공동체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대우 유가족 대표는 인사말에서 80년 5월 동생에게 과일을 쥐어주며 버스에 오르던 누나를 붙잡지 못한 자책과 함께 광주의 희생과 정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가족의 책임감이었다며 망월묘역에서 적어놓았던 글을 낭독했다.

이후 교정에서 진행된 제막식에서는 박 열사의 학교 후배들이 참배를 이어가며 열사의 뜻과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