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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숙모님께서 일찍이 홀로 되어 자녀들을 키우시며 고생하시다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거동이 어려워지자 자녀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평생 고생만 하시다 말년에 요양원에서 쓸쓸하게 생을 기다리고 있는 숙모님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 전 친구의 장모별세 소식을 듣고 조문을 갔는데 고인은 70대에 중풍이 와서 20여 년을 효자 아들이 간 병을 하면서 혼기를 놓치고 60대가 되도록 홀로 사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자녀들은 늙고 병든 부모부양 때문에 커다란 짐이 될 것이다. 우리네 부모들은 부모님 부양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생사를 함께 하셨지만, 일상생활에 바쁜 자녀들은 부모님의 부양을 큰 짐으로 생각하고 있다.
생로병사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기에 이 세상에 짐 없이 사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저마다 힘든 짐을 감당하다가 저세상으로 떠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시리고 아픔 없이 살아본 적이 없었나 싶다. 기쁨과 즐거움의 햇살이 비치는가 하면 어느 한쪽에는 슬픔과 아픔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가난도 부유도 질병도 건강도 책임도 권한도 짐이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헤어짐도 만남도 미움도 사랑도 짐이다. 부닥치는 모든 일 중에서 짐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짐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학교교육을 마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얻어진 직장 또한 영광 가운데 많은 책임이 수반된다. 결혼하여 자녀를 낳아 양육하는 것도 커다란 짐이 될 수 있다.
인생은 행복과 불행을 느끼면서 살아가기에 의미가 있고 아름답다. 직업을 얻는 일과 자녀 양육은 짐이 아니라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늙어서 감당할 수 없는 질병으로 아내이든 남편이든 자녀들에게 짐이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원치 않는 긴 투병으로 가족에게 큰 짐이 되기도 한다. 질병은 나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 부족한 노후준비도 자녀에게 큰 짐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 가운데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다.
실제로 60대에 노후준비가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차 상위 계층은 집 한 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준비 없이 은퇴하여 생활능력이 떨어져 고통스러운 계층이다.
그들의 자녀 역시 여력이 없어 부모님을 돌볼 수 없는 현실이다. 오히려 부모의 기초수당까지 챙겨가는 자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어떤 분들은 미리 자신이 소유한 수억의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하고 자신은 기초생활 수급 혜택을 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노인들의 생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기초 생활 수급자 결정을 위한 면밀하고도 공정한 기초조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노인들에 대한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는 삶도 축복이다.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건강은 자신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겠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것도 축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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