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피의 일요일'... 유엔 "최소 18명 숨지고 30명 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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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피의 일요일'... 유엔 "최소 18명 숨지고 30명 부상 "
-군경, 실탄 쏘며 무력 진압...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
  • 입력 : 2021. 03.01(월) 21:03
  • 정길도 기자
▲미얀마 양곤에서 시위대가 최루탄이 발사되자 피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대한여성일보 = 정길도 기자]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 규탄에 나선 민주화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2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으로 이날 하루 동안 미얀마 여러 지역에서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들어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과 경찰이 양곤,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에서 시위대를 겨냥해 실탄을 발사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라고 비판했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되고 한 달 가까이 된 이후 한꺼번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평화적인 미얀마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군부에 촉구한다"라며 "이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시민들은 평화롭게 집회를 열고 민주주의로의 복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라며 "군경은 이들을 폭력적인 유혈 진압으로 대하지 말고 기본권을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와 주요 외신들은 각각 보도한 사상자 규모는 조금씩 다르지만.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자가 갈수록 늘었다고 일제히 전했다. 양곤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AP통신의 테인 조 기자가 체포되기도 했다
▲미얀마 시위대에 군경이 실탄까지 발사하면서 강력 진압에 나서 최소 5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AFP 연합뉴스
AP통신의 이안 필립스 국제뉴스 부회장은 "독립적인 언론인은 보복을 걱정하지 않고 자유롭고 안전하게 취재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테인 조에 대한 독단적인 체포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얀마 독립 매체 버마의민주소리(DVB)는 양곤, 만달레이 등 9개 도시에서 최소 19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미확인 사망자 10명을 포함해 총 29명이 숨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경은 이날 유혈 사태 및 사상자 규모에 대한 여러 매체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 있던 BBC 방송 기자는 "시위대가 자신들이 직접 만든 방패를 들고 나섰으나, 군경이 쏜 실탄은 이를 뚫고 사람들의 몸에 박혔다"라며 "사상자가 계속 나왔으나 시위대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경이 우리를 밟을수록, 더욱 일어설 것"이라며 "결코 군화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는 한 시위자의 말했다. 또 다른 시위자는 AFP통신에 "우리가 시위에 나서자마자 군경이 경고도 하지 않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미얀마 최초의 가톨릭 추기경이자 양곤 대주교인 찰스 마웅 보는 트위터에 "미얀마는 전쟁터 같다"라고 참혹한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아웅 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작년 11월 총선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치 고문을 비롯해 정부 고위 인사들을 대거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은 미얀마의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인 양곤 북부 외곽의 인세인 교도소에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 규모가 커지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도 강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군부는 총선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무효를 선언하고 무력 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를 마구잡이로 체포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전 세계가 미얀마 군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으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군경의 실탄은 시위 통제 및 해산이 아니라 생명을 보호하거나 부상을 막기 위해서만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길도 기자 jkd81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