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혁신도시 추가에 광주시 '불편한 속내'

광주
충청권 혁신도시 추가에 광주시 '불편한 속내'
균발위, 지난 8일 대전·충남 혁신도시 추가 의결
광주, 인구 감소·역외 유출 등 위기감 날로 커져
광주시장 "공공기관 시즌2는 제로섬, 협심할 때"
  • 입력 : 2020. 10.12(월) 16:23
  • 김학수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혁신도시' 지정 안건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여성일보 = 김학수 기자 ]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즌2를 앞두고 충청권에 추가 혁신도시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광주시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 역외 유출로 지역의 역량이 갈수록 위축돼 가는 상황에서 '수도권 블랙홀'과 '영남권 헤쳐 모여'에 이어 '충청권 비대화'가 현실화되고 있는데 따른 우려감과 조바심이 동시에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광주지역 정·관가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 8일 대전·충남에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대전·충남에는 국토교통부의 지정 절차를 거쳐 추가 혁신도시 건설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100조원대 세종 행복도시가 이미 혁신도시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 데다 충북 혁신도시 뿐만 아니라 국방과학연구소, 수자원공사, 조폐공사,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연구원, 철도공사, 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20여개 공공기관이 이미 대전권역으로 이전한 상태여서 "추가 혁신도시는 자칫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충북 오송 의료행정타운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대전 신동 중이온가속기를 포함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등에도 수 조원대 예산이 투입되면서 수도권에 버금가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43만 대구와 266만 경북의 통합, 부산(341만)과 울산(114만), 경남(336만)을 하나로 묶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이어 '충청권 공룡화'가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호남 거점도시 광주로선 위기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00년을 전후로 인구수에서 충청권 중심도시 대전에 뒤져 6대 도시로 밀려난 마당에 광역 행정, 광역 경제권에서도 충청권과의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주민등록상 광주 인구가 145만3952명으로, 2015년 9월(151만7000명)에 비해 5년 만에 6만3000명이나 감소했고, 출산 가능 여성(15~49세)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97에 불과한 가운데 향후 50년간 비수도권 인구가 30.3%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청 연구자료는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용섭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정부 시절 충청권에는 이미 행정수도와 여러 국가기관, 유명 연구소들이 줄줄이 들어가 있어 혁신도시에서 제외한 건데 이번에 어떻게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됐다"며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 시장은 "충청권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한 결과여서 다른 지자체장으로서 비판하는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공공기관 시즌2는 제로섬 게임과 같아서 어디선가 몇몇 공공기관을 가져가면 어딘가는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전남도 기존 공동혁신도시를 키우는 문제, 시즌2를 전남도와 협심해서 유치하는 문제 등에 적극 대응할 시점"이라며 "광주는 어디를 유치하고, 전남은 어느 어느 기관을 유치하는 식의 각자도생할 때가 아니다. 시즌1 때와 마찬가지로 광주·전남이 공공기관 이전의 절심함을 가지고 상생 차원에서 공동 대응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의 만남과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한 뿌리인 광주·전남을 하나로 합쳐 330만 통합인구를 등에 업고 지역 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시·도 통합론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김학수 기자 01076007003@daum.net